옛날에.. 피팅모델 하면서 느낀점
1.
모델 워킹 테스트를 보러간 적이 있다
정확히는,
서류 통과자들 대상으로,
어떤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워킹 테스트였다.
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케이플러스였던 것 같다.
그때 나는 65kg 정도였는데
당시 OOTD 찍었던 것들을 보면..
장소는
강남의 어느 건물 지하였다.
대기실에 도착했을 때,
누가봐도 모델 아우라를 풍기는
형누나들이 가득했다.
(당시 나 20살)
나는 워킹을 배워 본적이 없어서
기숙사 복도 같은데서
몇 번 연습하고 갔다.
대기실 창문을 통해
다른 분들이 워킹하는 것을
흘깃흘깃봤다.
뭔가 분명 폼이 다른데
따라할 수는 없었다.
차례가 되어
방에 들어가서 걸었다.
(검정슬랙스, 흰와이셔츠 입었던 것으로 기억함.)
뚜벅뚜벅,
저벅저벅
결과는 탈락.
왔다갔다 한 2~3번했었나.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심사위원이 피드백을 주셨다
기분 나쁘고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아카데미 등록하고 다녀보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하고 끝났다.
내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오디션.
안 될 줄 알았는데
진짜 안 되니 약간 아쉬운 그런 느낌
2.
또 어찌어찌 다른 기회로,
모델학과 친구들과 어울릴 일이 있었다.
그때 이것저것 배운 게 있다.
옷 입엇을 때
슬림한데 옷핏이 잘나기 위한
근육 키우는 법 이런거.
디테일하게는
아랫가슴말고,
윗가슴운동을 해야한다던가
광배근 운동의 필요성
그 뒤로 그런 운동들도 좀 했다.
근데 그때 그 무리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
벽이었다.
나도 키에 비해서는 머리가 작은편이었지만,
태생적으로 아우라를 풍기는 친구들은 달랐다.
키 크고 말랐지만 골격은 좋고,
머리크기가 여자랑 비슷한.
그리고 그 중 비율만 좋은게 아니라
이목구비도 화려했던 친구는,
나중에 우연히 티비를 봤는데,
아침드라마 주연 배우로 나오더라
기웃기웃 거리면서 느꼈지만
태생부터가 다른 사람들이 있고
스무살 초반부터
자기객관화가 제대로 됐다.
아 저런 애들이 모델 하고 배우하는 거구나ㅎㅎ
공부라도 해야겠네 싶었다.
3.
근데 또 어찌어찌 기회가 닿아,
얼굴 없고 몸만 나오는,
쇼핑몰 피팅모델을 하게 됐다.
주로 정장바지를 많이 했었다.
네이버에 치면 나오는..
아무도 나인지 모르지만,
누구나 한번은 봤을 법한.
내가 일했던 브랜드는
업력이 꽤 오래되고
판매량이 많은 인기상품들이 몇 개 있었다.
어쩌다보니 거의 2년 가까이 했다.
당시 대표님께 나중에 회사다니다 문득 생각나서 안부 인사 드렸었었다.
대학생 때 알바 했던 곳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학교 다닐 때 주말에는 한 번 가면서,
오전부터 저녁까지 쭉 찍고 올 때가 많았다.
시급이 그때 당시에 보통 알바 보다
3배정도 했던 거 같다.
하루종일 서서 옷을 벗고
갈아입고 하는 게
에너지 소모가 꽤 컸다.
물론 얼굴이 나오지 않아서
표정 연기를 할필요는 없었고
시그니처 포즈 6개정도 있었는데
옷을 바꿔 입을 때마다
기계적으로 그 동작을 시연했다.ㅋㅋ
그때 아마 68kg로 말랐는데
사진을 찍으면 부하게 나왔다.
대표님이 실제로 3,4kg를 더뺏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체형에서 다른 디자이너분들이
포샾으로 더 슬림하게 작업해주셨던 기억이..
느꼈다. 왜 화면에서 보이는 분들이,
실제로 보면 해골인지
나중에 얼굴이 나올기회가 있었는데
본사였나 위로 올렸는데 컷을 해서
결국 잘렸다..
상업적 얼굴 컷은 높았다.
자유시장에서 몸으로 깨달으면
자기객관화가 잘 된다.
자존감이 낮아지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게 된다.
'누가 봐도 얘는 다르다'라는
아우라를 풍기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타고 났는데도
거기서도 잘 꾸미고
관리가 잘 된 사람들
거기에 끼도 있는 사람들.
나는 둘다 아니라는 것을
20대 초반에 일찍이 깨달았다.
덕분에 딴짓안하고
공부하고 취업함
이런 사유를, 매달 당신의 메일함으로.
BU→